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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길 위에서의 생각

팔공애드앤디자인 2010. 7. 19. 19:50

 

 

    길 위에서의 생각  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류  시  화

 

 

 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


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

 

 

 

 

난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


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

 

 

 

 

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


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

 

 

 

 

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


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

 

 

 

 

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


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


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

 

 

 

 

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


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슴을 아쉬워한다

 

 

 

 

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


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

 

 

 


 
가져온 곳: [오늘도 신나라]  글쓴이: 신나라 바로 가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