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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[산문]어리석은 사랑의 독백 중에서...

팔공애드앤디자인 2005. 5. 29. 00:54
 

어리석은 사랑의 독백 중에서..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-가장 가까운 거리에 내가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詩人/박희호


때론,

내가 당신에게 억지를 부리고

그 가슴에 뽑히지 않을 것 같은

대못질 하는 것은

그것은 그대에 대한 또 다른

나의 사랑일지도 모릅니다


당신 돌아보세요

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대 곁에 있습니까

당신의 지혜로움을 칭송하고

당신의 아름다움을 흠모하고

당신의 작은 어려움에 안타까워하며

유난히 그대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


당신이 걷는 어느 길이던

어느 삶 속이건

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길 바라는

숱한 사람들 중 나도 한 사람입니다


하지만 그대여!

내가 당신 앞에 이리도 부족한

존재이어도 이것 하나만 기억해주세요


당신 가슴에 수 없이 내리친

망치소리는

천둥이 되어 내가 더 아파했고

그럴수록 더

그대를 품에 안을 수 있었음을....


당신이 아파한 만큼

내 가슴에 내린 비는

강물이 되었음을....


그대가 메마른 길 걸으며

뽀얀 먼지 날릴 때면

촉촉이 길을 적시는 비가 되어 내리고

당신이 캄캄한 어두운길 걸을 때면

작은 초록별 되고픈 이 기막힌 간절함을....


내가 모르는

당신 아니길 바라는

사랑의 서툰 곡예, 이제라도

그대여!

그대로 당신 곁을 지키겠습니다.


유난히 아름답고 행복한

당신이 걷는 길 중에

시리고 견디기 힘든 목마른 순간이 다가오고

그로 인해

뭍사람들이 그대를 외면한다면


그때

당신이 바라보는

가장 가까운 거리에서

눈물 훔치는 사람 보이거든

분명

그 사람은 나 일 것입니다


당신 가슴에

올곶이 박힌 못은

내가

당신을 향한 어리석은 사랑입니다




            모 여성지 기고문 중에서


*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은

   사랑의 모순입니다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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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iko Sumi - You
 
아침, 박희호님의 고운  詩 한 편을 접합니다.
그리곤 허락도 없이 제 집에 가지고 왔습니다.
 
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모순이다...
네, 그래요
하지만 그 아픔마저 즐거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.
 
 
 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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