반전의 묘미가 주는 즐거움
아이디어가 심플하다 해서 아이디어 전개마저도 심플할 필요는 없겠지요.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에 한 걸음 다가서려면 미스터리와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유머는 필수요소처럼 느껴집니다. 한두 번쯤 비틀어 꼬는 반전의 묘미는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기도 하지요.
펩시콜라의 '베컴(BECKHAM)'편을 보면 반전의 강펀치를 날려 2001년 칸에서 은사자상을 때려잡은 작품입니다.<광고 3> 어린 소년에게 있어 베컴 선수는 영웅 같은 존재일 테죠. 맨체스터 팀 소속의 베컴 선수가 경기장에서 퇴장을 당합니다. 소년은 경기장 통로에 서서 TV로 모든 것을 지켜보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……. 라커룸에서 베컴과 마주친 소년, 기운 없이 걸어오던 베컴은 소년이 들고 있던 펩시콜라를 한 모금 청하고는 벌컥벌컥 마신 뒤, 소년에게 펩시콜라 캔을 돌려주지요. 다시 라커룸으로 향하려는 베컴 선수를 조심스레 부르는 소년, “저어, 죄송한데요. 입고 계신 T-셔츠(유니폼 상의)를 주시면 안 될까요?” 자신을 영웅처럼 생각하는 소년 팬에게 유니폼을 선물하는 거야 당연하지 않겠어요. 베컴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“물론이지.”하며 소년에게 유니폼 상의를 벗어 줍니다. 소년은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행복한 점프라도 할 것 같은데……. 소년은 자신의 우상 같은 베컴이 선물해 준 T-셔츠로 베컴이 입을 대었던 곳을 싹싹 문질러 닦고는 셔츠를 베컴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내용입니다. 이 광고는 뻔한 스토리 전개와 상상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지요.